* 욕설, 비방, 광고, 도배질 글은 임의로 삭제됩니다.

기억

페이지 정보

목멘천사

본문

저승길이 환해질 때 / 박제영

덤불 우거지고 잡풀 웃자라
이 골이 저 골 같고 저 골이 이 골 같아서
도무지 찾을 길 없는 길을
아버지는 어찌 알고 저리 수이 오르시는가

덤불 우거지고 잡풀 웃자라
표식도 없고 비석도 없어
도무지 경계 없는 무덤을
아버지는 어찌 알고 저리 수이 찾으시는가

- 아버진 어찌 그리, 길도 무덤도 잘 찾으요?
- 늙으면 저승길이 환해지는 법이다

우거진 덤불과 웃자란 잡풀들
아버지, 낫으로 베어낼 때마다
조금씩 환해지는
알몸의 길이여
알몸의 무덤이여





-기억

어린 시절,
볕 좋은 날이면 늘 꺼내어 펼쳐 놓으시던
할머니의 누런 수의 (壽衣)

거칠고 누런 수의가 싫어
발로 차고, 손으로 밀며 땡깡을 부리면

이놈아,
할미 저승 갈때 입고갈 옷이여

날 처다 보시던 할머니의 깊은 눈과
수의를 만지작 거리시던 할머니의 쭈굴쭈굴한 손이 생각이 난다.

할머니의 양단 몇 마름과, 화려한 꽃신은
평생 입어 보지도, 신어 보지도 못하시고

거칠고 누런 수의에, 하얀 버선 한켤레 신으시고
할머니는 그렇게 저승 길로 떠나셨다.
추천 5

작성일2020-02-28 21:39

rainingRiver님의 댓글

rainingRiver
아, 멋진 시다.
사람이 늙으면 죽음으로 가는 길을 훤히 바라보고 예비해야 한다.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할머니의 기억을
참 아름답게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전 할머니 할아버지의 기억이라곤
제삿날 보던 사진이 전붑니다.

할머니는 늘 웃고 계셨었고
할아버지는 늘 인상을 쓰고 계셨었죠.

저승가서 만나면
서로 못 알아볼까 겁납니다.

그래도 목멘님은 그런 걱정은 덜었으니
부러워집니다.~~~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늙으면 저승길이 환해지는 법이다."

여태 살고도
전 아직 멀었나 봅니다.

이승이 아직은 환하니 말입니다.

목멘님은

저짝이 대낮같죠?ㅋㅋㅋㅋㅋ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미안하지만

음악은 듣다 닫았습니다.

닮은꼴이 장송곡이라서리.

괜히 뭣모르고 틀다
재산, 전깃세로 탕진하면 책임지시겠습니까?

안 아깝도록
되도록이면 몸매 확연한 걸그룹들걸로.ㅋㅋㅋㅋㅋ~~~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295 태연...뭘봐? 인기글 pike 2020-03-01 3253 0
2294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디져버려얄 놈들 명단 댓글[13] 인기글 칼있으마 2020-03-01 2618 5
2293 확실히 첫째보다 둘째가 더 예쁜가요? 인기글 pike 2020-03-01 2821 0
2292 영국 수상(55세) 딸같은 여자(31)랑 약혼발표 댓글[1] 인기글 pike 2020-03-01 2733 0
2291 현재 광명 코스트코 상황 댓글[1] 인기글 pike 2020-03-01 3031 0
2290 와 WHO 총장 뒷북. 무능의 극치...진짜 열불나네 댓글[1] 인기글 pike 2020-03-01 2908 0
2289 美 국방부, 한국에 의료연구진 60여명 급파 댓글[4] 인기글 pike 2020-03-01 2707 0
2288 딸바보 유발짤 모음 인기글 pike 2020-03-01 2879 1
2287 블랙박스에 딱 걸린 자해공갈단 댓글[2] 인기글 pike 2020-03-01 2585 1
2286 솔직한 심정? 인기글 pike 2020-03-01 3154 0
2285 YTN 기레기에 빡친 베트남 다낭 교민 인기글 pike 2020-03-01 2609 1
2284 73세 펜화그리는 할아버지 인기글 pike 2020-03-01 2498 1
2283 전국 동시대회 최우수상 받은 초등학생 작품 인기글 pike 2020-03-01 2595 0
2282 H Mart 싹쓸이 했네요 댓글[1] 인기글 pike 2020-03-01 3112 0
2281 송해, 입원 후 2달 만에 `전국노래자랑` 복귀 인기글 pike 2020-03-01 2246 0
2280 니콜라스 케이지, 일본인 여친과 데이트 포착 댓글[1] 인기글 pike 2020-02-29 3116 0
2279 여기 기어들어오는 조선족 퇴치법을 알려드립니다. 댓글[9] 인기글 공룡밥그릇 2020-02-29 3514 6
2278 침묵 댓글[4] 인기글 목멘천사 2020-02-29 2502 5
2277 산타클라라 카운티 4번째 확진자 발생 댓글[3] 인기글 궁금해 2020-02-29 2853 3
2276 다잡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신천지가 어떻게 퍼뜨렸는가? 댓글[10] 인기글 rainingRiver 2020-02-29 3270 3
2275 메르스 사태 때 문재인이 뭐랬는지 기억들 나십니까? 정말 개뻔뻔의 극치! 댓글[7] 인기글 공룡밥그릇 2020-02-29 2936 6
2274 손 세정제 만들기 (Hand Sanitizer 만들기) 댓글[3] 인기글 목멘천사 2020-02-29 2502 4
2273 고대 그리스 철학자가 달과 태양의 크기를 측정한 방법 인기글 하민 2020-02-29 2225 1
2272 차에서 내리는 인절미 인기글 하민 2020-02-29 2620 0
2271 북가주 의료진 수십명, ‘확진자 접촉’으로 격리 댓글[1] 인기글 하민 2020-02-29 2732 0
2270 돌고래들이 물고기 잡는법 인기글 하민 2020-02-29 2615 0
2269 아니! 이 링크는?? 댓글[1] 인기글 shareclue 2020-02-29 2511 0
2268 중국 언론의 적반하장 댓글[3] 인기글 pike 2020-02-29 3185 0
2267 여친이 전 여친에 대해 물어볼 때 모범답안 인기글 pike 2020-02-29 2622 0
2266 20년 전 보아에게 30억준 SM 인기글 pike 2020-02-29 2662 0
게시물 검색
* 본 게시판의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