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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사랑방이라하믄 저녁밥먹고 마실나가서 모여앉아 수다도떨고 옥신각신 쌈박질도 하고,
윳놀이, 화투치기하면서 막걸리도 받아먹고 이슥할때까지 잡담하다가 밤이슬 맞아가며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는 그런 모임방 아니것어?

그런디 이 사랑방을 가만히 구겨다보니까 왠놈의 신사양반들이 넥타이까지 동여메고,
살으리 살으리랏다, 청산에 살으리랏다 하믄서 겁나게 양반스리 노는고만.

사랑방은 좀 시끄럽기도하고 욕지걸이도 좀 섞여야 정겨운 맛이 나는거셔.
그래설라므니 이 칠득이가 미꾸라지처럼 끼여들어, 가끔 구정물을 찌끄릴참여.

그래서 말인디말여 저쪽에서 자꾸 이쪽 사랑방으로 놀러오고싶어, 심심하면 한번씩 툭툭
건드리고말걸고 싶어하는디, 쪼까 구엽기도하고 호감도 가고 그러네.

사랑방이 어디 통하고 안통하는것이 어디가 있어.
그냥 놀고싶으면 놀러와, 조건없이 그냥 놀러오란 말여.
친구도 아무렇지도 않게 밋밋하게 만들어진 친구사이하고,
시비걸어 멱동가지잡고 엎어졌다 뒤짚어졌다 해가면서 만들어진 친구하고는
맛의 깊이가 달라지는거셔.

사 랑 방

칠득이

아무때나 오시게.
항상 문이 열려 있당게.
솟대가 없는 문여.

둥그런 멍석이 깔려있고,
가끔씩 따끈따끈한 물고구마도 있당게.

겨울이면 엉덩이 녹여가며,
호박죽도 먹어감서 놀아봄세.

오시게나 오시게나
박서방도 오시고 김주사도 오시게나.
만나면 너도좋고 나도좋고
이야기꽃 피워가며 한세상 살아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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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되는것 같기도하고, 쪼까 거시기한것도 같고,
사랑방은 이런곳여. 말도 아니면서 말인것.
부끄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