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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담

도 종 환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 아래에 쌓이는 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
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아침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

시간이 무섭게 빨리감을 새삼 느낌니다.

연말이라 거의 매일 저녁을 누군가를 만나 밖에서 먹게되고
아직도 연말까지는 그간 못본 많은 사람들을 또 보아야하고
먼곳에서 누군가가 저를 보러 오기도 하고

아무것도 정리할것이 없는것 같은데
사람들은 스스로를 정리한다 하며 스스로 바빠지는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는것은
다들 힘든 한 해 였다며
절망과 고통이 있었다며
기쁨 보다는 슬픔이 더한 올해라고 말함을 느꼈습니다.

'새해에는 더 좋아지겠지요'
말로는 상대를 위로하며 또한 제 자신을 위로해 보지만
과연 내년에는 정말 나아질런지는 제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힘들 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