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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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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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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2132710862.jpg


죽게 되면 말없이 죽을 것이지 무슨 구구한 이유가 따를 것인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지레 죽는 사람이라면 의견서(유서)라도 첨부되어야겠지만
제 명대로 살 만치 살다가 가는 사람에겐 그 변명이 소용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말이란 늘 오해를 동반하게 마련이므로, 유서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그런데 죽음은 어느 때 나를 찾아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많은 교통사고와 가스 중독과 그리고 원한의 눈길이 전생의 갚음으로 나를 쏠는지 알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죽음 쪽에서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죽어 오고 있다는 것임을
상기할 때, 사는 일은 곧 죽는 일이며 생과 사는 결코 절연된 것이 아니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 나를 부를지라도 "네" 하고 선뜻 털고 일어설 준비만은 되어있어야 할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유서는 남기는 글이기보다 지금 살고 있는 '생의 백서白書'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육신으로서는 일회적일 수밖에 없는 죽음을 당해서도 실제로는
유서 같은 걸 남길 만한 처지가 못 되기 때문에 편집자의 청탁에 산책하는
기분으로 따라 나선 것이다.


누구를 부를까? 유서에는 흔히 누구를 부르던데?


아무도 없다. 철저하게 혼자였으니까.
설사 지금껏 귀의해 섬겨온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그는 결국 타인이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혼자서 왔고 갈 때도 나 혼자서 갈 수밖에 없다.
내 그림자만을 이끌고 휘적휘적 삶의 지평을 걸어왔고 또 그렇게 걸어갈 테니
부를 만한 이웃이 있을리 없다.


물론 오늘까지도 나는 멀고 가까운 이웃들과 서로 왕래를 하며 살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생명 자체는 어디까지나 개별적인 것이므로 인간은 저마다 혼자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보랏빛 노을 같은 감상이 아니라 인간의 당당하고 본질적인 실존이다.


고뇌를뚫고 환희의 세계로 지향한 베토벤의 음성을 빌리지 않더라도
나는 인간의 선의지善意志 이것밖에는 인간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온갖 모순과 갈등과 증오와 살육으로 뒤범벅이 된 이 어두운 인간의 촌락에
오늘도 해가 떠오른 것은 오로지 그 선의지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내가 할 일은 먼저 인간의 선의지를 저버린 일에 대한 참회다.
이웃의 선의지에 대해서 내가 어리석은 탓으로 저지른 허물을 참회하지 않고는
눈을 감을 수 없는 것이다.

때로는 큰허물보다 작은 허물이 우리를 괴롭힐 때가 있다.
허물이란 너무 크면 그 무게에 짓눌려 참괴慙愧의 눈이 멀고 작을 때에만 기억이 남는 것인가.
어쩌면 그것은 지독한 위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평생을 두고 그 한 가지 일로 해서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자책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문득문득 나를 부끄럽고 괴롭게 채찍질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동무들과 어울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서였다.
엿장수가 엿판을 내려놓고 땀을 들이고 있었다.
그 엿장수는 교문 밖에서도 가끔 볼 수 있으리만큼 낯익은 사람인데
그는 팔 하나가 없고 말을 더듬는 불구자였다.
대여섯된 우리는 그 엿장수를 둘러싸고 엿가락을 고르는 체하면서
적지 않은 엿을 슬쩍슬쩍 빼돌렸다.
돈은 서너 가락치밖에 내지 않았다.
불구인 그는 그런 영문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일이, 돌이킬 수 없는 이 일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가 만약 넉살 좋고 건장한 엿장수였더라면 나는 벌써 그런 일을 잊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장애자라는 점에서 지워지지 않은 채 자책은 더욱 생생하다.


내가 이 세상에 살면서 지은 허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중에는 용서받기 어려운 허물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그때 저지른 그 허물이 줄곧 그림자처럼 나를 쫓고 있다.


이 다음 세상에서는 다시는 더 이런 후회스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빌며
참회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살아 생전에 받았던 배신이나 모함도 그때 한 인간의 순박한 선의지를 저버린
과보라 생각하면 능히 견딜 만한 것이다.


"날카로운 면도날은 밟고 가기 어렵나니 현자가 이르기를 구원을 얻는 길 또한 이같이 어려우니라."


<우파니샤드>의 이 말씀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
내가 죽을 때는 가진 것이 없으므로 무엇을 누구에게 전한다는 번거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은 우리들 사문의 소유 관념이다.
그래도 혹시 평생에 즐겨 읽던 책이 내 머리맡에 몇 권 남는다면
아침 저녁으로 "신문이오" 하고 나를 찾아주는 그 꼬마에게 주고 싶다.


장례식이나 제사 같은 것은 아예 소용없는 일, 요즘은 중들이 세상 사람들보다
한 술 더 떠 거창한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 그토록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이
만약 내 이름으로 행해진다면 나를 위로하기는커녕 몹시 화나게 할 것이다.
평소의 식탁처럼 나는 간단 명료한 것을 따르고자 한다.


내게 무덤이라도 있게 된다면 그 차가운 빗돌 대신 어느 여름날 아침에
좋아하게 된 양귀비꽃이나 모란을 심어 달라고 하겠지만
무덤도 없을 테니 그런 수고는 끼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의 기능이 나가버린 육신은 보기 흉하고 이웃에게 짐이 될 것이므로
조금도 지체할 것 없이 없애주었으면 고맙겠다.
그것은 내가 벗어버린 헌옷이니까 물론 옮기기 편리하고 이웃에게 방해되지 않을 곳이라면
아무데서나 다비茶毘(화장)해도 무방하다.
사리 같은 걸 남겨 이웃을 귀찮게 하는 일을 나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


육신을 버린 후에는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 같은 곳이다.
의자의 위치만 옮겨 놓으면 하루에도 해지는 광경을 몇 번이고 볼수 있다는 아주 조그만
그런 별나라.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안 왕자는 지금쯤 장미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을까.
그런 나라에는 귀찮은 입국사증 같은 것도 필요 없을 것이므로 한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내생에도 다시 한반도에 태어나고 싶다.
누가 뭐라 한대도 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에 나는 이 나라를 버릴 수 없다.
다시 출가 수행자가 되어 금생에 못 다한 일들을 하고 싶다.


++

법정스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쓰신 유서의 전문입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직전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종교에 귀의하고자 하는 철없는 결심으로
주위 사람들의 애를 무척이나 태웠던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종교를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로 종교 대학에 진학을 원해도
종교적 경력이 없이는 불가능함을 알고 포기는 했지만

그때 제가 원하던데로 종교에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그 종교에 깊이 들어갔다면
지금쯤 세속의 풍파는 무심한 바람처럼 여기며
더 행복한 김기자가 되있지 않을까하는 꿈 같은 공상을 해봅니다.

물론 린 낭자나, 선화 낭자, 나윤선 낭자는
그림속에서 신심을 어지럽히는 요귀가 되있겠지만 말입니다 ㅎㅎㅎ..

갑자기 뭔 헛소리냐고요?
오늘 제 천막에 돌아와보니 얼마전 오더한 법정스님의
"화엄경"이란 반가운 책 한권이 책상위에 떡하니 가부좌를틀고 앉아있어
반가운 마음에 한 소리 한겁니다. ^^







작성일2012-01-20 21:34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비오는 밤
비맞은 중처럼
웅얼 웅얼 헛소리 해서
기분 좋은 금요일 밤을 망치게 했다면
지송 합니다 ^^

코코님의 댓글

코코
김기자님,
잘 지내셨지요?
김기자님께서 한동안 불교에 심취하신적이 있었듯합니다.
동국대에 유명한 불교학과 이었지않아요?
동국대에 불교학과와 경찰학과과 아주 유명했죠.
김기자님,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요.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불교에 심취한것은 최근 몇년간의 일이고
대학교 진학때는 제2의 김수환 추기경님이
꿈이였습니다 ㅎㅎ..

코코님도 즐거운 주말 지내십시요.

비님의 댓글

그래서 이렇게 우리는 평생 배우며 또 느끼며

살아가야 하겠죠?

비오는 밤..
비실비실 거리지만
빗소리에 맞쳐 잘 읽고
잘 느끼고 갑니다.

천막에 구멍 안뚫어졌나 잘 살펴보십시요...
그럼 오늘밤은 화엄경 입니까?
줌마들 가심쓰리게 하는 비오는 밤 은 아니구요? ㅋㅋ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ㅎㅎ..

제비도 쉬는날이 있어야 합니다.
비오는 겨울밤엔 싸모님들 운전하기 귀찮아서 나이트가 한산 해서
아예 하루 접고 마음 수양이나 할까 합니다..

비님의 댓글

아~~~~~~~ 그쿠나..

전 원래 비오는날이 더 활발하게 돌아갈줄 알았는데..

그럼 오늘밤 은 나중을 기약하는 멤으로 몸과 마음에

에너지 충전을 충분히 하십시요.. ㅎㅎ

역쉬. 푸로야.. 푸로는 뭐가 틀려도 틀리다니까..ㅋㅋ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근데 각설이님은 것도 모르고
비 오는 까미노 거리를 마냥 헤매고 다니시나 봅니다
ㅎㅎㅎ..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font color="brown"><b>
"나의 유서는 남기는 글이기보다
지금 살고 있는 '생의 백서白書'가 되어야 한다"
</b>
월래 백서는 공식문서를 뜻하는 말로 알고 있슴니다
하지만
법정스님의 백서는 "빈" 도화지를 뜻하는 거 맞지요?
기자님?

. . . 중략 . . .

빗소릴 들으며 백서의 의미를 생각하다가는
버스를 몰다가 귀신인지 신내림인지를 받은 사람처럼
될지도 모르니 그냥 훌륭한 말씀으로 알고

아름다운 장단이라 여기며 빗소리만 즐기렴니다 ^^
모두들 TGIF~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스님의 백서는
빈 도화지도 아니고
공식 문서도 아니고
빈 마음속의 하얀 공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없고
깨끗한 스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유서입니다.

술로님은 TGIF
김기자는 또 금욜이구나 입니다 ㅎㅎㅎ..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font color="brown">
에이~
내말이~~
내말이 그말이란 얘기지요 . . ㅎㅎ

무소유처럼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마음 . .
그러나 그 마음속에 많은 말씀을 남기고 떠나셨기에
결국은 그마음조차 빈마음이 아니지만 말임니다

전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물받아
밤을 꼴딱새게 생겼슴니다
기분좋은 밤 되세요 . . ^^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프로젝트 = 골칫거리 ^^;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절판된 스님의 책을 어렵게 구한 기쁨에
저도 오늘밤은 스님과 함께 밤 늦게까지
선문 선답 놀이를 할 예정입니다.

술로님도 기분좋은 밤 되십시요 ^^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골치거리는 시원한 비에 날려 보내십쇼 ㅎㅎㅎ..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font color="brown">
^^
비님은 나중에 바다가 되실 분임니다 ㅎㅎ
구름도 되었다가 사랑방 처마에 걸터앉아
잠시 쉬었다 가기도하는 그런 비 . . . ^^

각설이님의 댓글

각설이
네, 기자님 정확히 맞추셨슴다.  저 입때꺼정, 글구 정처없이 비맞고 댕겼슴다.  빗방울 내려치며 전봇대 주저앉고 그러는데여, 날씨가 좀 ?다고 해서 그러는거 아님다. 오늘은 머 멜랑꼴리라든지 빗속의 낭만같은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슴다.  제게는 아침부터 하루 종일 miserable한 day였슴다.

아침에 늦잠 잔다고 마눌이 바가지 긁었슴다.
그래서 저..한없이 삐졌슴다.
또 시작임다.
살얼음위를 걸어가는 느낌 아시져?
어떤 아짐도 절 이렇게 무력하게 만드는 여자는 없슴다.
제게 치명타를 가할수 있는 여자는 울 마눌 밖엔 없슴다.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이 가장 무섭슴다.
98.6도인지 먼지 해야 할 사람, 체감 온도 32도 아램다.
그래도 저 견딜검다.
죽고 싶다 머 이런 말 안할검다.
우리 각설이들 휘어는 지지만 부러지진 않슴다.
오늘은 외박이 하고 싶슴다 빗소리 들으며.
김제비님, 저 이렇게 약해서 프로소리 듣겠습니까.
하향등급설정 하셔야 할겁니다.
저땜에 혹시 방에 들르셨다 depressed되신 사라방님 계시지 않을까
저으기 우려됩니다.  오늘은 디게 죄송했슴다..






 

비님의 댓글

각제비님.. 마눌소리도 아름다운 음악 소리 빗소리로
들으세요.. 그래도 체감온도 32 도 아래라도 있는것이
훨.... ㅎㅎ

에이.. 모르겠다.. 없으면 없다고 불편 있으면 있다고 불편..
어데 장단을 맞춰야 할지.. ㅎㅎ
글구 남자 요새 삐진다고 여자들 눈깜짝 안하더군요..
그래서 혼자 삐지고 혼자풀어야 하더라구요.. ㅋㅋ
세상 참 험해졌죠? ㅋㅋ
언제 제가 좋아하시는 krispy  & Coffee 2 배로 사드릴께요.

뭐.. 항상 Rain Check 에는 만기일이 읍써요.. ㅎㅎ

비 는 맞고 다니지 마세요.. 비 맞으면 골치 아프니까요.ㅎㅎ

그럼 전 오늘도 비 맞으로 나갈 준비 합니다..

좋은 하루 ~~ 행복한 하루.. ㅎㅎ

비님의 댓글

각제비님.. 마눌소리도 아름다운 음악 소리 빗소리로
들으세요.. 그래도 체감온도 32 도 아래라도 있는것이
훨.... ㅎㅎ

에이.. 모르겠다.. 없으면 없다고 불편 있으면 있다고 불편..
어데 장단을 맞춰야 할지.. ㅎㅎ
글구 남자 요새 삐진다고 여자들 눈깜짝 안하더군요..
그래서 혼자 삐지고 혼자풀어야 하더라구요.. ㅋㅋ
세상 참 험해졌죠? ㅋㅋ
언제 제가 좋아하시는 krispy  & Coffee 2 배로 사드릴께요.

뭐.. 항상 Rain Check 에는 만기일이 읍써요.. ㅎㅎ

비 는 맞고 다니지 마세요.. 비 맞으면 골치 아프니까요.ㅎㅎ

그럼 전 오늘도 비 맞으로 나갈 준비 합니다..

좋은 하루 ~~ 행복한 하루.. ㅎㅎ

각설이님의 댓글

각설이
비님 주신 댓글로 저 각제비 기분 좋아졌슴다.  아. 이 냄비근성..  그래도 오늘 하루는 묵비권을 행사할검다.  보란듯이 굶을검다.  하늘 같은 남편이라는 정의가 뭔지 확실히 알게 해줄검다.  근데 벌써 쪼르륵 소리남다.  Krispy & coffee 막 눈에 어른거림다. 우쒸. 기낭 모른척하고 없던걸루 해버릴까. 아. 우쒸...

진짜악동님의 댓글

진짜악동
<pre><b>
법정(法頂) 스님은 유서를 두 번 남기셧습니다
첫 유서도,마지막 유서도 가슴을 때립니다.
첫유서의 제목은 ‘미리 쓰는 유서’1971년.
거기서 법정 스님은 자신의 장례식 풍경을 이렇게 그리셧죠.

장례식이나 제사 같은 것은 아예 소용없는 일.
요즘은 중들이 세상 사람들보다 한 술 더 떠
거창한 장례를 치르고 있다.
그토록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이 만약 내 이름으로
행해진다면
위로하기는커녕 몹시 화나게 할 것이다.”

일부 주지 자리에 연연하던 스님들에게
가사입은 도둑놈들이라고 질타하시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나중에 인연이 있으셧던 고 김 수환 추기경이 스님의
무소유 를 읽으시고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논한다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싶으시다던 말씀하셧는데.

공교롭게도 두분다 1년사이로 생을 마감하셧네요.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오늘은 마음에 쏙드는 기사엿습니다. ^^

각설이님의 댓글

각설이
ㅇ, 네, 찬 바람에 비좀 더 맞고 들어와보이 이자리는 제가 주절대며 마눌타령이나 하는 그런 곳이 아니였네여.  이미 법정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다녀 가신 은은한 사람냄새 나는 그런 방이였네여.  죄송해여, 지가 좀 촐싹대서...
그런데 말이져, 이왕 말이 나왔이니, 지가 그전에 가끔 신세지던 동네어른 생각이 나서 말인데여.  안타까웠지만 사모님을 여의고 혼자서 델리가게를 하셨었는데여, 그분은 가끔 이렇게 말씀하셨세여.  많은 사람들이 노후대책으로 저금성 보험도 들고 돈있는 사람들은 몇십억씩 들여 주식시장에 투자도 한단 말이져 기꼇 3-40년 좀 편히 살아보겠다고.  그런데 왜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삶에는 소홀하냐는 거죠.  사람은 죽기위해 산다나요.  그러며 죽은후를 위해 투자해논거 있냐고 침을 튀기시는 거죠.  예수 믿어야 죽으면 천국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네요.  아, Nicole Kidman같은 늘씬녀 붙여주면 금상첨화겠지여.  그래도 가끔 싸주시는 샌드위치 땜에 싫다소리 할 수 없어 들어는 드렸는데여 함 serious하게 생각해 볼 issue 같애여.  도대체 어디서 그런 ROI(Return on Investment)를 공짜로 얻을 수 있냐는 거지요.  그 어르신 이젠 이세상 사람이 아닌데여.  가끔 비가 올때 생각나여.  주말에는 지가 좋아하는 roast beef나 pastrami 샌드위치를 꼭 챙겨주시곤 했지요.  가끔 퍼주시던 뜨신 토마토 숩은 예술이었지요.  그 어르신 지금 어디 계실지 알거 같아여.  오늘 비좀 맞았더니 보구싶네여...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김기자의 글들이 그동안 얼마나 한심 했으면
악동님께서 오늘의 글이 마음에 쏘~옥 드셨다고
강조까지 하셨습니까 ㅎㅎㅎ.. ^^
앞으로 더 맘에 드시는글 올리도록 사력을 다 하겠습니다.

각설인님
마눌님을 여자로 생가하시다니
제비계에서는 고수이지만
인생이라는 험한 바다를 항해하는 배위에서는
조금만 흔들려도 배멀미를 하는 초보 선원이십니다 ㅎㅎ..

각설이님의 마눌님은 여자가 아니라 각설이님의..
전생의 업보
현생의 거울
안개속의 미래입니다..

주는데로 받고
되로 주고 말로 받고..

무식한 말로 인과응보의 결정체라고 합니다 ㅎㅎㅎ.. ^^

글고 델리 아자씨의 말씀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수님을 의지하건 부처님께 귀의한건
인생을 투자해야 천국이건 극락이건 갈수있다는 거죠.
역시 무식한 말로 인과응보
유식한 한자로 因果應報
도무지 알아들을수 없는 영어로 Return on Investment
덜 떨어진 한자같은 일본말로 おう-ほう
쒸발 쒸발 하는 독일어로는.....
독일어로는...... 방금 잊어 버렸고..
암튼 그런거라는 겁니다 ㅎㅎㅎㅎ...

이웃님의 댓글

이웃
좋은글들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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