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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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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친구에게 // 안도현


세상 속으로 뜨거운 가을이 오고 있네
나뭇잎들 붉어지며 떨어뜨려야 할 이파리들 떨어뜨리는 걸 보니
자연은 늘 혁명도 잘하구나 싶네

풍문으로 요즈음 희망이 자네 편이 아니라는 소식 자주 접하네
되는 일도 되지 않는 일도 없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싶거든, 이리로 한 번 내려오게

기왕이면 호남선 통일호 열차를 타고 찐계란 몇 개
소금 찍어 먹으면서 주간지라도 뒤적거리며 오게
금주의 운세에다 마음을 기대보는 것도 괜찮겠고
광주까지 가는 이를 만나거든 망월동 가는 길을 물어봐도 좋겠지

밤 깊어 도착했으면 하네, 이리역 광장에서 맥주부터 한잔 하고
나는 자네가 취하도록 술을 사고 싶네
삶보다 앞서가는 논리도 같이 데리고 오게
꿈으로는 말고 현실로 와서 걸판지게 한잔 먹세

어깨를 잠시 꽃게처럼 내리고, 순대국이 끓는
중앙시장 정순집으로 기어들 수도 있고, 레테라는 집도 좋지
밤 12시가 넘으면 포장마차 로진으로 가 꼼장어를 굽지
해직교사가 무슨 돈으로 술타령이냐 묻고 싶겠지만
없으면 외상이라도 하지, 외상술 마실 곳이 있다는 것은
세상이 아직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는 뜻 아니겠는가

날이 새면 우리 김제 만경 들녘 보러 가세
지평선이 이마를 치는 곳이라네, 자네는 알고 있겠지
들판이야말로 완성된 민주대연합이 아니던가
갑자기 자네는 부담스러워질지 모르겠네, 이름이야 까짓것
개똥이면 어떻고 쇠똥이면 어떻겠는가
가을이 가기 전에 꼭 오기만 하게


++


어린시절 아파트 옥상에 올라
같이 잠지까고 오줌누던 친구 네 놈..

어떤 놈은 티피에서 구라까며 따로 돈도버는 유명인이 되고
어떤 놈은 난 언제 미국한번 가보냐며 열심히 사는 장사꾼이 되고
어떤 놈은 얼굴 한번 보기가 대통령 보기보다 힘든 높은 공무원이 되고
어떤 놈은 아버지 뒤를이어.....암튼 잘나가고...

가끔씩 주고 받는 이멜은 정내미 떨어지도록 매마른데
다른 시간 억지로 맞추어 전화라도 한번하면
타임머신 타고간듯 옛날로 돌아가 시간 가는줄을 모른다.

어쩌다 김가가 한국에 가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와
밥이며 술이며 억지2,3차까지 돌려대서 코피가 터질 지경인데..

정작 나는...바쁘다는 핑계로
공항 나가기도 벅차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낸적도 있고
흔한 1박 여행도 친구가 내 눈치를 보게할 정도로 서두르고
내 새끼 미국에서 공부... 하면 짐짓 모른척하며 피하기도 하고...
돌이켜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 뿐인것을...

친구...
나 죽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분명히 슬퍼할 놈들...
그 놈 죽으면 나역시 가슴아파 눈물을 흘릴것이 분명한 일..

피 한방울 안섞인 관계에서
이렇게 정겹고, 그립고, 가슴 찐한 관계가 있을까...

담에 미국에 오면 진짜 잘해줘야지..
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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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3-06-02 21:27

깜깜이님의 댓글

깜깜이
근데 은근히 친구들이 내일이라도 당장 온다고 할까봐 걱정되죠? ㅋ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건 사실입니다
조금 있으면 한국 여름방학 시작인데..
새끼들이랑 마눌까지 델꼬오면.. 큰일입니다 ㅎㅎㅎ...

깜깜이님의 댓글

깜깜이
조금더 있으면 그 새끼들의 새끼들이랑 며늘이랑 사위랑 마눌이랑..ㅎㅎ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그땐 제가 한국가서 살아야지요 ㅎㅎㅎ..

깜깜이님의 댓글

깜깜이
서로 언제 한국/미국 오는날짜를 맞추어서 house swap 하면 되겠어요. ㅎㅎ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거 존 생각입다.
전 한국가도 항개도 아쉬운게 없지만
갸들은 여기 혼자오면 무쟈게 아쉬울겁니다
ㅎㅎㅎ...

깜깜이님의 댓글

깜깜이
차키는 숨겨놔요. 한국처럼 운전하다가 차말아 먹을라. ㅋ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것도 존 생각입니다 ㅎㅎ..
택시 전화번호 줘야지.. 하루에 택시비로 한 천불쯤 쓰게.

깜깜이님의 댓글

깜깜이
아이참, 그래도 친구의 도리는 해줘야 지요.
버스권이나 끊어줘요. ㅋ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버스는 저도 헤깔리는데 지들이 무슨수로..
걍 깜깜이님이 좀 도와 주십시요.
제 친구들 다 킹카입니다.
잘 생겼지 애들 많지 마눌 무섭지 ㅎㅎㅎ..

깜깜이님의 댓글

깜깜이
우리보다 더 잘알아서 할거에요. 몰르니까 꼼꼼이 읽으니까. 우린 건성 건성 읽으니까 막 실수 하는데..ㅎㅎ

아이구~ 이제 전 이만 드러 누워야 겠어요.
잘 주무세요~ 또 봐요~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예~ 저도 지금 자야하는데 무리 했습니다.

깜깜이님도 안녕히 주무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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