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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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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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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저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봉우리는


++




가끔...
시라는 것이

멀리는 김소월 이라던지
조금 멀리는 서정주 라던지
가까이는 안도현 이라던지
이런 냥반들만이
가심패기에 날선 검을 사정없이 박아 버리는
그런 시를 쓴다는것이 아니라는 것...

김민기...
이 냥반..

목소리는 꼭 군고구마를 한 삼십년 궈 팔아먹은
그런 메마르기도 하고 따시한것 같기도 한
암튼 희안한 목소리로 가수를 한다는것도 신기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이런 시를 쓰고
어떻게 이런 음을 쓰는건지...



++




봉우리...

나이 80이 다 되서도
내가 지금 오른는것이..

동산 인지
봉우리 인지
아니면 큰 태산 인지도 모른체..

그저 정상이 저기 보이니
심장이 터지기 직전까지 기를쓰고 올라서도

뒤를 돌아 보지도 못하고
아래로 내려다 보지도 못한체

또 다시 난 새로운 길로
또 다른 봉우리를 오르는

난.....
도데체 뭐냐.......




















작성일2013-05-24 22:09

로쟈님의 댓글

로쟈
아랫녘에서
봉우리 먼저 올라간 사람들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을 보는것도 삼삼.

저 뺀질거리지 않는 얼굴과 목소리. ㅎ.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이런 말을 해두 되는지 모르겠지만....

김가는 먼저 올라간 낭자들 치마폭이 바람에 날리면...
기분이 삼삼 했던 기억이 있던것도 같습니다요 ^^

근데 뺀질거리지 않는 얼굴과 목소리는..
혹시...저를...보시고...가 아닌지... 궁금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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