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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부모에게라도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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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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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말이 안되는 거 같은데 말이 된다.

한국 사람들만 그런가...
이상하리 만치 인사치례가 자기 부모에게는 인색하고 무심하다.
남의 부모에게는 예의 바르고 깍듯하면서 자기 부모에게는 낫 간지러운 인삿말을 못한다.
어쩌면 오랜 세월의 생활 습관이 굳어져 온 경우도 있지만 그 습관을 하루 아침에 고치면 오히려 낫설다.
늦둥이 막내인 내가 엄마라고 부르다가 결혼 후 어머니라고 불렀더니 너무 낫설다고 눈물까지 훔치시면서 서운해 하시던 엄마...다시 엄마로 돌아갔다.
습관 나름이지만 대부분 엄마에게는 막 대하는 경향이 있다.학교에 다녀와서 가방 팽겨쳐 놓고 신경질 막 부려도 다 받아 주는 엄마!
그 것이 자연스러운 양 습관에 길들여진 우리의 엄마가 아닌가.

우리가 부모가 되어도 물리적으로 느낄 수 없었던 사랑과 정이 못 내 그립다.
군 입대 후 첫 휴가 때 집에 오니 엄마가 내 속 옷을 옛 날 식으로 삶어 빨으면서 눈물을 훔치고 계셨는데 속도 없는 내가 왜 그러냐고 하자, 맨 날 하던 일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아들의 속 옷을 빨면서 새삼 다시 길들여진 옛 날의 사랑이 그리워 졌음이라...
미국에 온 이후 엄마의 임종도 못 지킨 불효자가 됐지만 그 것이 못내 아쉬워 다른 분에게라도 보시하듯이 한다.
분명 내 엄마가 불편했을 때에도 누군가의 친절한 도움을 받았을 것이고 사회의 공동체 안에 계셨을 것이다

어느 손님 집에 갔더니 그 집 처남 댁의 욕을 하고 있었다.
얘긴 즉은 자기 시어머니의 양노 병원에는 이런 저런 핑계로 빠지면서 주일 날 오후에 교회에서 방문하기로 한 다른 분의 양노 병원의 병문안은 앞장 서서 가더란다.
사람들은 이 처남 댁이 너무 친절하게 환자에게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천사로 착각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세월이 흐르면서 자식들도 발걸음이 뜸하게 된다.

결국은 일부 봉사자들이 음악 연주하러 오거나 소속된 종교 단체에서 병문안 오는 빈도가 더 많을 수도 있다.
내 경우를 보더라도 장모님의 병문안 보다 다른 분들을 위한 음악 연주 병문안 간 것이 더 많다.
양노 병원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가족 관계가 아니면서 특정 환자를 방문하면서 책을 읽어 주거나 종교관이 같은 분에게 종교 서적을 읽어주는 것은 정말 보기 좋다.
도움을 받아 본 사람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움을 받아 본 적이 없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은 축복 그 자체다.
그럼에도 자기 집안의 아픈 분들에게는 소홀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근거리에 있으니 언제든 돌볼 수 있다는 맹탕한 자신감이리라.
살면서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애뜻한 표현 한 번 제대로 못하고는 언젠가는 하겠지 하며 질질 끌다가 영영 기회를 놓친다.
이미 기회를 놓친 나는 남의 부모에게라도 잘 해야 겠다.

엄마는 열 자식을 거뜬하게 키웠건만 열 자식은 엄마를 모시는데 힘겨워 한다.
그러니 천의 이웃이라도 이웃의 한 엄마를 대접해야 겠다.
나의 부모님도 남의 자식들에게 대접 받았으리라 확신한다.

남의 부모에게라도 잘 하자.

작성일2014-05-04 23:05

시애님의 댓글

시애
그러네요...
엄마뿐 아니라..
가까이 있는 가족..친구..이웃..
항상 도움받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사랑한다..는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을..
너무 아끼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bplat님의 댓글

bplat
이번 주가 엄마 날이랍니다.
많이들 사랑해 주십시오.
늙으신 엄마는 꽃 받는 것도 남사스러웠는지 꽃 사달라는 말씀도 없어서 꽃 선물 조차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돌아가시고 나니 저의 가식이 미워 죽겠습니다.

시애님의 댓글

시애
네...

bplat님의 댓글

bplat
ㅋㅋ..시애님.제가 너무 경건하게 댓글을 달았나 봅니다.
네... 하고 간단한 댓글로 답하시네요.
봄 날씨 답게 적당히 기분 좋은 날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시애님의 댓글

시애
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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