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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지방보다 위험한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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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지방보다 위험한 소금


 


2007, 인류는 ‘소금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와 젓갈을 넣어 푹 삭은 김치, 고추장에 박은 장아찌, 짭쪼름한 조개.젓. 콜레스테롤 걱정 없는 건강식단이다. 그러나 ‘짠맛’에 주목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소금(나트륨)의 과잉섭취가 한국인 사망 원인의 1·2·3위를 다투는 암·뇌졸중·심장병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3g으로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인 5g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어린이(7~12세)만 해도 10g, 청소년(13~19세)은 12g이고, 30~39세의 성인은 15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소금 섭취량의 대부분을 가공식품에서 얻는 서구 국가들과 달리, 한국인들은 김치류와 장류 등 전통식단에서 절반 가까이 섭취한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나트륨 섭취의 주요 급원을 김치류(25%), 장류(22%), 소금(20%) 순으로 명시, 전통식단에서 소금 사용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지 않는 이상 고혈압·위암 발병 위험률을 줄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트랜스 지방도 위험하지만, 전통식단을 즐기는 한국인에게는 소금, 즉 나트륨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의 김재형 교수(대한순환기내과학회 회장)는 “현재 대한민국의 800만 명 가까이가 고혈압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로, 수년 내 고혈압 환자 1000만 명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미료’인 소금, 왜 위험하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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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골다공증·비만의 원인까지

체내 전해질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세균을 죽이는 살균력까지 겸비한 소금은 우리가 반드시 섭취해야 할 음식. 신체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금량은 하루 1.3g이다. 그러나 소금 섭취량이 하루 5g(세계보건기구 권장량으로 찻숟가락 1술 분량)을 넘어서면 몸에 해로워지기 시작한다. 김재형 교수는 “나트륨과 염소로 구성된 소금이 몸에 들어가면 소변으로 나가야 할 콩팥 속의 물을 체내로 가져와 체액의 볼륨을 높이고, 이것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면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소금의 과다섭취는 고혈압을 비롯한 심장질환·뇌졸중·신장병에 1·2차적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서는 위암과 골다공증, 비만까지 불러온다.

◆국물, 끝까지 마시는 한국인 식습관이 문제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에는 얼마만큼의 소금이 함유돼 있을까?〈그래픽 참조〉 식약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칼국수 1그릇에만 기준치(5g)를 초과하는 7.3g의 소금이 들어 있다. 우동과 라면 1그릇에도 5.3g의 소금이 함유돼 있고, 물냉면 1그릇 4.5g, 자반고등어찜 한 토막 3.8g, 배추김치 100g(10조각) 2.5g, 된장찌개 1그릇 2.4g 순이다. 피자(1조각에 3.3g) 햄버거(1개 2.3g) 등 가공식품에도 많은 소금이 함유돼 있다. 김재형 교수는 “김치·된장류의 과잉섭취도 바람직하진 않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국물을 끝까지 마시는 한국인의 식습관”이라고 지적한다. 국에 마는 습관도 좋지 않다. 밥을 말면 농도가 낮아져 싱겁게 느껴지기 때문.

◆짠 음식에만 나트륨이 들어있다? NO!

식약청 영양평가팀 이혜영 연구관은 “소금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많다”고 지적한다. ▲나트륨이 짠 음식에만 들어 있다고 생각해한다면 오산. 가공된 빵이나 면류 등 맛이 짜지 않은데도 나트륨은 상당량 들어 있다. ▲암염·죽염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것도 오해. 나트륨 함유량은 일반 소금이나 마찬가지다. ▲음식에 따로 소금을 넣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든다고 여겨서도 안된다. 식재료로 사용한 가공식품과 간장·된장·고추장·화학조미료에는 그 자체로 많은 양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다. ▲소금 과잉 섭취는 나이 든 사람들만 주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잘못이다. 짠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나이에 관계없이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반대로 노인들도 오늘부터 소금 섭취를 줄이면 빠른 시일 내에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개개인 일상 식탁에서의 혁명이 중요하다

한국인의 소금 과잉 섭취와 관련해 식약청은 지난해 9월 나트륨 하루 섭취 권장량을 3.5g(소금으로 환산하면 8.7g)에서 2.5g(소금 5g)으로 낮춰 고시했다. 식품업체들은 오는 12월부터 새로운 기준치에 의거한 나트륨 함량 비율을 제품에 새로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는 2.4g의 나트륨을 함유한 제품의 경우 1일 권장량의 68%를 함유했을 뿐이지만, 올해부터는 117%로 기준치를 초과하게 된다. 나트륨 양을 소금의 양으로 환산하고 싶다면 나트륨 양에 ‘2.5’를 곱하면 된다. 식약청 영양평가팀 박혜경 과장은 “서구 국가들과 달리 소금 섭취의 절반 이상이 전통식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정책을 펴기가 쉽지 않다”면서 “가공식품은 정부가 업체를 규제하면 되지만 일반 가정의 식단은 개개인의 의지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작성일2007-03-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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