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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왜 태어났고 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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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다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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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해 첫날에 이런 우울한 제목의 글을 쓰게될줄

몰랐는데 새벽에 용기가 나서 적어봅니다.

저 혼자선 도저히 이 상황을 벗어날수 없어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어쩌면 쓰레기같은 삶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고 싶어서

이렇게 유머탭이지만 유머글이 아닌 우울한 글을 쓰는 저를 부디 용서해주세요.

여기가 가장 많은 분들이 보실거같아서 써봅니다.

.......


저는 올해로 31세가 되는 쓸모없는, 그저 숨만 쉬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입니다.

17살에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본 뒤부턴 그저 집에만 틀어박혀있는,

너무 못나고 한심한 남자입니다.

왜 그렇게 살아왔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그저 제가 감당할수 없는 몇가지 병들 때문에라고 밖엔 변명할게 없네요.

몇년간 펨코를 눈팅하면서 저보다도 훨씬 심각하고 더 아프신 분들이 쓰신 글들을 보며

제가 이런 투정을 부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저도 아픈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저는 태어날때부터 많이 아팠습니다.

선천성 거대 결장이라는 병으로 대장 전체를 드러내는 여러 수술들을 한 끝에 살아났다고 들었습니다.

저를 살려주신 선생님께선 제가 정말 운이 좋았고 저같은 케이스 대부분이 죽었다는 말을 하셨다고 부모님께 들었어요.

아기때부터 큰수술을 많이 받아서일까요?

저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정말 몸이 약했습니다.

또래 남자 여자 아이들이 당연히 할수있는것들을 저는 하지못했고

그때문인지 어렸을때부터 열등감에 시달렸던거같아요.

여자아이보다 체력적으로 훨씬 못한 남자, 그게 저였네요.

그래도 지금 돌아보면 어렸을땐 뛰는건 가능했네요.

지금은 뛰면 고통이 심해서 하루에 2~30분 정도 걷기운동을 합니다.


.....


이제 제가 아픈곳들을 조금 적어볼까해요.

(위에 적었다시피 성인이 된 지금도 체력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강직성척추염, 크론병 두가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두가지 병은 현재 많은 약들, 주기적으로 맞는 생물학적 주사제로 억제중입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온몸에 염증이 생길수있고 몸이 뻣뻣해지는 병인데요

이 병의 진행자체는 억제중이지만 이미 진행된 상태의 통증은 어쩔수없고

무릎의 손상이나 발목쪽의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 등등으로 인해

언젠가부터 뛰지못하게 됐습니다.

정확히는 억지로 느리게 뛰는건 가능하나, 골반 무릎 발목 발바닥등의 통증이 심해서

의사님으로부터 뛰지말고 걷기운동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걷는것조차 원하는만큼 할수없고 20분정도 걷고 쉬고 또 10분 걷고 쉬고 그러네요


.....


강직성 척추염과 크론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눈에 포도막염 이라는 질환이 자주 옵니다.

많으면 1년에 3번 4번?

낫는데 걸리는 시간도 최소 1개월은 걸리는듯 합니다.

문제는 제가 15살때 너무 염증이 자주 생긴나머지 오른쪽눈에 망막박리가 왔고

그로인해 제 오른쪽눈의 대부분이 검은색 장막으로 가려졌다는 것입니다.

시신경이 대부분 죽어버린거죠.

사실상 오른쪽눈으론 책, 신문의 글씨를 알아볼수 없습니다.

왼쪽눈이 유일한 빛이지만, 포도막염은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니에요.

왼쪽눈에 수시로 염증이 생기는데

이건 안과교수님께서도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받고 피곤하면 안된다는 말씀이십니다.

오른쪽 눈이 글씨도 읽을수 없는데 왼쪽눈에 포도막염이 오면..

포도막염은 눈앞을 안개가 낀것처럼 뿌옇게 만들고 눈물, 통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저는 1년에 많으면 2~4번씩 양쪽눈이 안보이게되는 골때리는 상황이 옵니다.

이게 제 삶의 가장 커다란 장애물입니다.

포도막염이 오는걸 막을수 없고 염증이 심해지면 저는 양눈이 안보이는 사람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같은 병을가진 제가 대체 무슨 일을 할수있을까요?


......


저는 15세때 망막박리로 인해 시신경이 많이 죽은 뒤부터 극심한 우울증이 생겼어요.

체력도 병신, 몸도 병신, 한쪽눈도 병신, 조건부로 양쪽눈 다 병신

그냥 제 자신이 너무 혐오스럽고 싫고 죽고싶고 나는 왜태어난거지 내가 뭘할수있지 그냥 죽는게 맞지않나 나는 아프기위해 태어난건가 어째서 하늘은 내가 감당할만 하면 새로운 병을 주는거지

그냥 모든게 싫어서 부모님, 가족들에게 못난 모습을 많이 보였답니다. 감정조절이 불가능했어요

저는 그저 병실에 누워서 끊임없이 상상하고 부정하고 미친놈이 되어 정신과를 전전했습니다.

지금도 사실 정상이 아니에요 많은 항우울제와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약들이 저를 정상인처럼 보이게 합니다.

지금도 생각합니다. 사실 이 모든게 내 망상이고 이 세상은 가짜가 아닐까? 죽으면 편해지지 않을까? 같은 망상이 끝도없이 떠올라요



.......


종종 생각합니다. 내 수명의 절반이든 얼마든지 좋으니까 얼마든지 가져가도 좋으니

건강한 몸으로 한번쯤 살아보고싶다고요.

잠에 들면 꿈을 꿉니다. 꿈속의 저는 건강해서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가족들을 웃게만듭니다.

꿈에서 깨어나면 웁니다.

너무나 비참하고 보잘것없고 노력도 하지않는 못난 아들을 낳은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그토록 원하던 아들을 낳으셨을때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그런데 나온게 저네요?


......


제가 지금 글을 쓰는 이유..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동정을 받고싶은가봅니다.

어쩌면 새해를 맞이해서 알수없는 용기가 솟아올라서

평소엔 쓰지못할 글을 쓰는걸수도 있죠

글이 너무 두서없고 길어서 죄송합니다

우울한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고

새해 좋은일이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추천 9

작성일2025-01-01 17:01

Mason할배님의 댓글

Mason할배
선생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뭐라 글을 올려야 선생의 물음에 대한 정답이 될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좁은 소견으로 이렇다 저렇다는 옳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래 사이트에서 정답이 있는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히 한 말씀 드린다면
인생이란 어떤 것이란 정의도 정답도 없다고 봅니다.
모든 것은 스스로가 만든다고 봅니다.
바라는 여생을 찾기 바랍니다.
==
https://sfkorean.com/bbs/board.php?bo_table=logfree&sca=&sop=and&sfl=wr_subject&stx=%EB%B2%95%EB%A5%9C%EC%8A%A4%EB%8B%98+
“ 법륜 스님 ”의 법문
==
https://brunch.co.kr/@lavieenrose/81
세상을 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
==
https://namu.wiki/w/%EC%8A%A4%ED%8B%B0%EB%B8%90%20%ED%98%B8%ED%82%B9
“ 스티븐 호킹 ”
==
끝으로 선생의 글을 다시 읽으면서 느낀 게
글 솜씨가 대단한 분이십니다.
문학계도 깊은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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