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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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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멘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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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시대 / 이창기

라면이 끓는 사이 냉장고에서 달걀 하나를 꺼낸다. 무정란이다. 껍데기에는 붉은 핏자국과 함께 생산일자가 찍혀 있다. 누군가 그를 낳은 것이다. 비좁은 닭장에 갇혀, 애비도 없이. 그가 누굴 닮았건, 그가 누구이건 인 마이 마인드, 인 마이 하트, 인 마이 소울을 외치면 곧장 가격표가 붙고 유통된다. 소비는 그의 약속된 미래다. 그는 완전한 무엇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날아오르기를 꿈꾸지 않았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누군가를 애끓게 사랑했던 기억도 없다. 그런데 까보면 노른자도 있다. 진짜 같다.

++

꽃의 시대 / 꽃출든 남자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다 문득 생각한다,
담배 꽃은 무슨 색일까

어둠에서 바알갛게 빛나는 자목련 색일까
타서 재가 되어야만 하는 운명의,
담배 종이처럼 하이얀 찔레꽃 색일까

조급한 현기증에 자목련과 찔레꽃이 섞인다.

사후(死後)의 어느 한적한 들판에서
꽃 바람에 흔들리며 꽃멀미를 하는 기분

그래, 담배꽃은 이승에는 없는 꽃
꽃잎도 색깔도 잎파리도 살아서는 볼수없는
접시꽃, 옥잠화, 과꽃, 매발톱꽃, 물망초처럼
시인의 시 안에서만 피어나는 저승의 꽃이다.

다만, 현기증으로 피어나는 담배꽃의 향기는
사후에는 절대 기억하지 말자고 진저리를 쳐본다.

이승의 밤은 한숨처럼 길고
저승의 꽃은 연기처럼 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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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

작성일2020-06-1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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