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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는 잘 서면 양복 한 벌, 잘못 서면 뺨이 세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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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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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처럼 살갑게 굴던 김여정이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채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간다’는 험구(險口)를 쏟아내는 모습에 충격이 컸을 것이다.
나는 김여정이 이렇게 똑똑 한줄은 이제 알았다

진중권 전 교수가 ‘의전 대통령’이라고 비난할 땐 청와대 전·현직 비서진이 나서 극옹호했지만, 이보다 수십 배 강도가 센 김여정의 독설엔 비난도 못하면서도 ‘북핵 폐기’ 본질은 피해 간다. 아마 그동안 김정은 남매에 대해 선대와는 다른 합리적이고 똑똑한 지도자라고 칭송하고 ‘팬클럽’ 운운했던 이들로서는 돌변한 상황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지난 3년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다른 목소리에는 귀를 닫아버린 ‘확증편향’과 ‘희망사고’가 이런 특대형 참극을 빚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등 3자가 회동한 직후 “사실상 적대 관계 종식을 선언한 것”이라며 종전선언에 버금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8년 평양에서 ‘봄이 온다’는 공연 기획을 했던 탁현민을 최근 다시 청와대로 불러 ‘가을이 왔다’로 또 한 번의 빅쇼를 계획했지만 봄은커녕 여전히 한겨울임을 확인했다.

한 치 앞을 못 내다보는 이런 상황의 출발점은 2018년 3월 6일 대북특사 자격으로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했을 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이 이야기한 ‘조선반도 비핵화’를 ‘북핵 폐기’로 오독(誤讀)하고,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면서 ‘북핵 사기극’의 서막을 연 것이다. 문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는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우리는 중국도, 미국도 편들 필요가 없다” “한·미 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 된다” “주한미군 정당화 어렵다”는 등의 말로 분위기를 거들었다. 북한은 솔깃했고, 미국은 문 정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중매는 잘 서면 양복 한 벌, 잘못 서면 뺨이 세 대’라는 말처럼 중재자 역할을 하려면 양측 사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제대로 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원로자문단 오찬 때 “북한은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포기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2018년 신년사에서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핵보유국 지위 관철의 해로 정한 바 있다. 김정은이 동생 김여정을 평창동계올림픽에 보낸 것도 핵 폐기가 아니라 ‘핵 동결’에 방점을 두고, 미국과 핵 군축 협상을 하려는 것이라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이 국회 답변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 비핵화는 차이가 있다”고 ‘진실’을 얘기했지만 이후 사실상 경질되고 말았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도 이런 근본적 개념 차이가 빚어낸 참사였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영변 핵시설 정도만 없애면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는 희망을 줬다. 그러나 이 말을 믿고 기차로 수천㎞를 달려간 김정은은 굴욕적인 수모를 당했고, 지금 동생을 내세워 ‘제일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욕설을 퍼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폭파 도발이 남의 일인 듯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3년여간의 쇼는 끝났고, 객석엔 뼈대가 앙상한 남북공동사무소의 잔해만 남았다. 이젠 국민 세금 수백억 원을 한 번에 날려버린 ‘핵보유국’ 북한의 갑질에 선처를 바라듯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만 남았다. 지난해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남북관계가 보람되고 전쟁 위협도 제거됐다”고 했다. 그런데 1년여 만에 국민에게 준 엄청난 충격에 대한 책임을 누가·어떻게 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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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6-1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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