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 71) 승조원의 약 60%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 "항체검사에 지원한 승조원 약 400명 중 약 60%가 항체를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항체란 면역 체계가 코로나19와 특이적 결합을 해 항원을 무력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면역 항체를 말한다. 코로나19 감염됐다가 완치돼야 항체가 생기는 점을 감안하면 60%는 이전에 알려진 감염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지난 4월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전체 승조원의 25%에 해당하는 1100여명만 양성 반응을 보였다.

총 4800명이 탑승했던 이 배에선 1명이 사망하고 몇 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나 탑승자 대부분이 일반인들보다 젊고 건강해 증상이 경미했고 무증상 감염자가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항체 검사 대상이 400명이라 모집 인원 1000명보다는 적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 군함인 루스밸트호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졌는지 통계적으로 충분히 관련성 있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9일 루스밸트호 항체 관련 공식적인 발표를 할 예정이다. 해군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언급을 피했다.

다만 항체가 나왔다고 해서 코로나19 재감염 확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학협회(AMA) 측은 "항체 검사가 잘못된 낙관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항체가 코로나19 재감염을 막아주는지에 관한 결정적 자료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앞서 3월 말 이 배를 이끌던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은 코로나19가 집단발병하자 "전쟁도 아닌데 수병들을 죽게 놔둘 순 없다"며 승조원들의 하선을 요청하는 서한을 국방부에 보냈다가 윗선의 눈 밖에 나 경질됐다.

그러다 승조원들이 떠나는 함장을 '영웅'이라고 부르며 그를 지지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논란이 커지자, 크로지어 함장을 경질한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임도 결국 사임했다.

해군은 이 사태와 관련해서도 지난 4월 말 별도의 조사에 착수했으며, 향후 수 주 안에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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