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보다 무서운 설탕…액상과당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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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마비시켜 기름진 음식 폭식 유도 ‘비만’
과잉섭취 혈당↑… 당뇨, 중성지방ㆍ고혈압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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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 과다섭취는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주범이다. 당 성분 중에서도 액상과당이 단맛 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전문의들은 “액상과당이 든 탄산음료 등을 과다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삼겹살이 노릿노릿해질 즈음 엄마가 말한다. “아이참, 사이다 안 시켰네! 여기 사이다 두 병요~.” 사이다를 한 병씩 손에 쥔 아이들이 활짝 웃는다. 고기와 함께 마시는 사이다는 꿀맛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외식 때마다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시켜 달라 조른다. 탄산음료가 빠진 외식은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우리의 귀에 설탕이 속삭인다. “당신들은 나의 저주에 빠져 들었어!”
설탕이 우리 몸을 은밀히 망치고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한 사람들이 당분이 듬뿍 든 짜장면, 떡볶이, 탄산음료 등 달달한 음식에 자꾸 빠져들면서다. 단맛 섭취는 뇌 쾌락중추를 자극해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당분 과다섭취는 내분비 호르몬 분비 교란과 인슐린저항성 등을 유발해 영양불균형은 물론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위험하다.
특히 직접적인 설탕 섭취보다도 음료, 빵, 수프, 요거트, 패스트푸드 등 가공식품에 든 액상과당(HFCSㆍhigh fructose com syrup)이 더욱 심각한 문제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설탕 자체가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일으킨다고 의심했지만,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와 식품이 이들 질환 발생과 관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액상 혼합물로, 설탕에 비해 값은 싸고 단맛은 강해 과자류, 음료수 등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단맛 중독은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리는 지름길이다. 전문의들 설명에 따르면 액상과당 과다섭취는 인슐린, 렙틴, 그렐린 등 내분비 호르몬 교란을 불러 비만, 당뇨병을 유발한다. 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져 포만감과 식욕 억제 등 조절 능력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또 과당은 포도당과 만나 단당류로 혼합되므로 체내 흡수가 빠른데, 이는 혈당상승으로 이어진다. 곽수현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액상과당 함유 음료를 하루 2잔 마시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당뇨에 걸릴 확률이 60%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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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섭취는 뇌 쾌락중추를 자극,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반면, 인슐린저항성 등을 유발해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액상과당 과다섭취는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위험도 높인다. ‘액상과당의 영양대사학적 특성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국민대 생명나노화학과ㆍ식품영양학과 김혜미 정정호 고광웅)’ 논문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남성이 체중 1㎏ 당 3g의 과당을 7일 간 섭취한 결과 간과 혈액에서 중성지질이 증가했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과당을 지속적으로 과다섭취하면 비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면서 “이들 질환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했다.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개인 건강 차원을 넘어 커다란 사회 문제다. 국민건강보험공단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2015년 상반기 당뇨병 고혈압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총 809만명으로, 이에 따른 진료비(1조700억원)와 약제비(2조원) 지출은 3조원이 넘는다. 비만으로 유발되는 사회ㆍ경제적 비용은 2013년 기준 6조7,700억원으로 흡연(7조1,300억원) 음주(9조4,500억원)보다는 적은 수치지만 2005년 대비 증가율은 비만이 2.2배로 가장 가파르다.
단맛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강민재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습관적으로 탄산음료를 마시는 이들 중에는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노출된 사람들이 많다”며 “음료보다 물을 마시는 것이 이롭다”고 했다. 김신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과일은 그냥 먹을 때보다 즙을 내 마시면 흡수력이 높아 당 지수를 끌어 올리므로 가급적 과일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과잉섭취 혈당↑… 당뇨, 중성지방ㆍ고혈압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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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 과다섭취는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주범이다. 당 성분 중에서도 액상과당이 단맛 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전문의들은 “액상과당이 든 탄산음료 등을 과다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삼겹살이 노릿노릿해질 즈음 엄마가 말한다. “아이참, 사이다 안 시켰네! 여기 사이다 두 병요~.” 사이다를 한 병씩 손에 쥔 아이들이 활짝 웃는다. 고기와 함께 마시는 사이다는 꿀맛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외식 때마다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시켜 달라 조른다. 탄산음료가 빠진 외식은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우리의 귀에 설탕이 속삭인다. “당신들은 나의 저주에 빠져 들었어!”
설탕이 우리 몸을 은밀히 망치고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한 사람들이 당분이 듬뿍 든 짜장면, 떡볶이, 탄산음료 등 달달한 음식에 자꾸 빠져들면서다. 단맛 섭취는 뇌 쾌락중추를 자극해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당분 과다섭취는 내분비 호르몬 분비 교란과 인슐린저항성 등을 유발해 영양불균형은 물론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위험하다.
특히 직접적인 설탕 섭취보다도 음료, 빵, 수프, 요거트, 패스트푸드 등 가공식품에 든 액상과당(HFCSㆍhigh fructose com syrup)이 더욱 심각한 문제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설탕 자체가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일으킨다고 의심했지만,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와 식품이 이들 질환 발생과 관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액상 혼합물로, 설탕에 비해 값은 싸고 단맛은 강해 과자류, 음료수 등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단맛 중독은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리는 지름길이다. 전문의들 설명에 따르면 액상과당 과다섭취는 인슐린, 렙틴, 그렐린 등 내분비 호르몬 교란을 불러 비만, 당뇨병을 유발한다. 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져 포만감과 식욕 억제 등 조절 능력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또 과당은 포도당과 만나 단당류로 혼합되므로 체내 흡수가 빠른데, 이는 혈당상승으로 이어진다. 곽수현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액상과당 함유 음료를 하루 2잔 마시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당뇨에 걸릴 확률이 60%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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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섭취는 뇌 쾌락중추를 자극,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반면, 인슐린저항성 등을 유발해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액상과당 과다섭취는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위험도 높인다. ‘액상과당의 영양대사학적 특성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국민대 생명나노화학과ㆍ식품영양학과 김혜미 정정호 고광웅)’ 논문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남성이 체중 1㎏ 당 3g의 과당을 7일 간 섭취한 결과 간과 혈액에서 중성지질이 증가했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과당을 지속적으로 과다섭취하면 비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면서 “이들 질환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했다.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개인 건강 차원을 넘어 커다란 사회 문제다. 국민건강보험공단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2015년 상반기 당뇨병 고혈압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총 809만명으로, 이에 따른 진료비(1조700억원)와 약제비(2조원) 지출은 3조원이 넘는다. 비만으로 유발되는 사회ㆍ경제적 비용은 2013년 기준 6조7,700억원으로 흡연(7조1,300억원) 음주(9조4,500억원)보다는 적은 수치지만 2005년 대비 증가율은 비만이 2.2배로 가장 가파르다.
단맛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강민재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습관적으로 탄산음료를 마시는 이들 중에는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노출된 사람들이 많다”며 “음료보다 물을 마시는 것이 이롭다”고 했다. 김신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과일은 그냥 먹을 때보다 즙을 내 마시면 흡수력이 높아 당 지수를 끌어 올리므로 가급적 과일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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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3-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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