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Music Cafe
* 욕설, 비방, 광고, 도배질 글은 임의로 삭제됩니다.

Beethoven - Symphony No.7 in A major op. 92.

페이지 정보

멋진술로

본문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 초현실적인 비주얼 속에 숨겨진 약자들의 애환 영화

by 디제

캘리포니아의 농장의 오렌지 나무에서 추락해 한쪽 팔을 다친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운타루 분)는, 같은 병원에 입원한 무명의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 분)를 알게 됩니다. 스턴트 촬영 도중 부상을 입어 하반신 불수가 된 로이는 알렉산드리아와 친해지자, 유명 배우에게 여자친구를 빼앗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총독 오디어스에게 복수하기 위한 가면의 사나이 블루 밴디트의 이야기를 지어내 들려줍니다.

인도 출신의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은 현실과 환상의 세계 사이의 경계에 선 소녀가 그 경계를 허문다는 점에서 ‘오즈의 마법사’와 ‘판의 미로’와 같은 작품들을 직접적으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해피 엔딩이라는 측면에서 ‘더 폴’은 ‘판의 미로’보다 낙천적이며, 주인공 소녀의 일상생활 속 주변 인물들이 환상의 세계에서 각기 다른 배역을 맡아 1인 2역으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오즈의 마법사’에 가깝습니다.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와 더불어 ‘발리우드’ 영화다운 군무와 노래 장면도 빠지지 않습니다.

로이와 알렉산드리아는 제목처럼 추락을 통해 부상을 입었으며, 소중한 연인과 아버지를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유사 부녀 관계뿐만 아니라 마치 연인처럼 친해지며 두 사람만의 이야기를 완성해나가는데, 나이가 어려 부정확한 화자인 알렉산드리아는 로이와의 친분을 통해 어른들의 세상을 엿보며 성장합니다. 로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 영웅 여섯 명은 마치 일본 특촬물의 전대물이나 ‘젠틀맨 리그’의 초능력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데, 각각 개성이 강하고 능력이 뛰어나 영화를 지루하지 않도록 이끌어 갑니다.

그러나 ‘더 폴’의 진정한 주인공은 현실 속의 로이나 알렉산드리아도, 환상 속의 여섯 영웅도 아닙니다.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와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의 정서와 건축물, 의상이 혼합되어 제시되는 화려한 원색의 다국적 비주얼입니다. 4년 간 28개국에서 촬영된, 생뚱맞을 정도로 초현실적인 비주얼은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겨 놓은 듯 자극적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대형 TV라 해도 극장의 스크린을 재현하는데 분명한 한계를 노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더 폴’이야 말로 그런 의미에서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입니다. 압도적인 황금빛 사막과 바닥이 투명하게 비치는 에메랄드 빛 바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건물들로 가득한 오밀조밀한 도시의 비주얼은 보기 드문 시각적 쾌감을 선사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처럼 경탄할 만한 비주얼이 CG에 거의 의존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폴’은 시각적 쾌감만으로 가득한 빈 깡통은 아니며 무명의 노동 계급과 유색 인종의 애환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영화’를 로이와 함께 지켜보는 결말은 ‘시네마 천국’을 연상시킵니다. 삽입된 실제 무성영화의 액션 장면들과, 촬영 도중 부상을 입었지만 환상의 세계에서 영웅으로 재탄생한 로이와 루이지(로빈 스미스 분)는, ‘더 폴’이 ‘영화’의 시원이었던 무성영화와 당시의 무명 스턴트맨에게 바치는 무한한 경의임을 웅변합니다. 오프닝의 로이의 추락 장면 역시 흑백 무성 영화에 대한 오마쥬입니다. 동시에 인도에서 캘리포니아로 노동 이민한 알렉산드리아의 가족이, 환상의 세계 속에서 노예였던 동생의 죽음으로 분기하게 된 오타 벵가(마커스 웨슬리 분)와 겹치는 모습은 유색 인종이 겪어야 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애환을 의미합니다.
[펌]





이 영화로 인해 사진만이 시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감동과 베에토벤의 심포니 No.7 in A major op. 를 새로운 멋으로 알게해준 매우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2006년도에 개봉했던 영화로 주말에 우연히 또 보게되어 배경음악으로 다시 올려봅니다


작성일2012-10-03 00:21

december님의 댓글

december
음악과, 글과, 배경과, 느낌이 하나가 된듯 했습니다
감사~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소중한 한줄평에 저도 감사드립니다 ^^
SF ♥ Music Cafe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30 아버지 댓글[6]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16 9485
529 어머니 댓글[2] 인기글 까페지기 2012-10-16 10885
528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댓글[5]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16 10848
527 최신 MV 댓글[6] 인기글 김기자 2012-10-15 9725
526 내가 찾는 아이 댓글[3]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15 10728
525 꿈꾸지 않으면.. 댓글[3]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15 11108
524 지렁이 댓글[6] 인기글 김기자 2012-10-15 10633
523 술푼 관리자 2. 댓글[3] 인기글 김기자 2012-10-13 11089
522 저도 오랜만에~ 댓글[4] 인기글 깜깜이 2012-10-13 10853
521 자게판을 보고 댓글[4] 인기글 김기자 2012-10-13 10961
520 나훈아 힛트곡 모음 (22곡) 댓글[5]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12 11257
519 가을 비 우산속에 댓글[6] 인기글 김기자 2012-10-11 11066
518 슬푼 관리자 댓글[5] 인기글 김기자 2012-10-10 10467
517 Art of Noise - Influence Side 1 (18곡) 댓글[5]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08 10527
516 넌 감동이었어 댓글[4] 인기글 김기자 2012-10-08 9555
515 test 댓글[2] 인기글 까페지기 2012-10-06 10429
514 등대지기 댓글[4]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05 11711
513 뭐가 뭔지 ?@@@?@@@? 댓글[8] 인기글 코코 2012-10-05 9556
512 어느 가을 - 한희정 댓글[5]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04 10900
열람중 Beethoven - Symphony No.7 in A major op. 92. 댓글[2] 인기글 멋진술로 2012-10-03 10918
510 <font color= GREEN><b>MusicCafe◆Compilation</… 댓글[5] 인기글 까페지기 2012-09-28 11095
509 Andy Williams... 댓글[3] 인기글 김기자 2012-09-26 10457
508 I am a rock, I am an island 댓글[7] 인기글 각설이 2012-09-23 12568
507 Starry Night ... Vincent van Gogh 댓글[5] 인기글 각설이 2012-09-23 11102
506 The Rose 댓글[9] 인기글 김기자 2012-09-22 10988
505 빨치산과 게릴라 그리고 공비 댓글[8] 인기글 멋진술로 2012-09-21 10866
504 그냥.. 댓글[1] 인기글 김기자 2012-09-20 12014
503 The Partisan 댓글[17] 인기글 각설이 2012-09-19 10407
502 8 Tracks & Cassettes 댓글[6] 인기글 멋진술로 2012-09-17 10831
501 Two Great Voices.. 인기글 멋진술로 2012-09-17 10937
게시물 검색
* 본 게시판의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