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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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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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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뜰 때 // 황동규

올더스 헉슬리는 세상 뜰 때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사중주를 연주해달라 했고

아이제이어 벌린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소나타를 부탁했지만
나는 연주하기 전 조율하는 소리만으로 족하다

끼잉 낑 끼잉 낑 댕 동, 내 사는 동안
시작보다는 준비동작이 늘 마음 조이게 했지

앞이 보이지 않는 갈대숲이었어
꼿꼿한 줄기들이 간간이 길을 터주다가
고통스런 해가 불현듯 이마위로 솟곤 했어

생각보다 늑장부린 조율 끝나도 내가 숨을
채 거두지 못하면
친구 누군가 우스갯소리 하나 건넸으면 좋겠다.


너 콘돔 가지고 가니?


++


내가 이 세상의 마지막 순간임을 깨달을때
난 무엇을 원할까..

베토밴의 현악 사중주나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는 너무 사치스럽고

연주전의 조율 소리는 성질급한 나로서는
숨통을 더 조일것만 같고

콘돔 가지고 가니?라는 친구의 말은
평소의 나를 내가 아니 농이아닌 조롱으로 들릴것이고...

내가 이 세상의 마지막 순간임을 깨달을때
난 무엇을 원할까..

그저
사랑하는 혹은 아끼는 사람의
따스한 손을 잡으면 그것으로 만족할까...

두 눈 꼭감고
편안히 갈수가 있을가...

내가 이 세상의 마지막 순간임을 깨달을때
난 무엇을 원할까.......





08_img08.gif


작성일2013-07-02 21:37

무심한 별님의 댓글

무심한 별
미국올때,
잘하는 짓인줄 알고 평소대로 책을 몽땅 한사람한테 주고 왔는데,
가끔 생각나는게 황동규 시집이더군요..
연필로 여기저기 남겨놓은 나의 흔적을 아쉬워하는 것일수도.

지가람님의 댓글

지가람
무심한 별남은 그러셨군요
저는 돌아 갈거라고 그냥 그대로 두고 왔는데
어느새 가는 길조차 흐미해져버렷어요
그중에서 헌책방에서,엿장수 리야카에서 구입한 청록집을 비롯
헌시집들,그때 왜 그리도 모았는지 모르지만
지금 제일 보고 싶네요...

지가람님의 댓글

지가람
2 30대로 다시 환생한다면 모를까
아무래도 나이 들어 가는 길이라면
불통보다는  알약이나 한뱅이 꼬불쳐 가는게
용돈벌이도 되고 잘났다는 말도 안듣것나 모르겟네요

무심한 별님의 댓글

무심한 별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원할 수 있을까요.

올해는 우리 동네 놀이터에서 불꽃을 보다가 들어왔습니다.

언제는,
제대로된 시민이 되어보는게 잠시 목표인적도 있었답니다. ^^

독립은 좋은거니 만세 해봅니다.ㅎ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아이고 무별님도
그 책들 값이 얼만데 걍 주시고 오시다니
뻔데기라도 바꿔 드시지...

지가람님 그때 그 엿장수가 바로 접니다요 ㅎㅎ..
알약은 파란약이 인기 최골겁니다 ^^

좀 먼길 다녀오느라 불꽃놀이는
유투브로만 봤습니다요.

무별님이 만세 하시니 저는 천세 하렵니다
천세~~~~~~!!


피곤해 오늘은 이만 자빠집니다.
존 밤들 되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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