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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란 섬이 있지
그러므로란 길이 있는

자란자란 안개꽃 하늘 씻어 내다 걸고

하루가
저물도록 서성이지
하마 오나
눈에 선해


꿈에도 갈피들이
벗은 발로 마중하고

바라보면 넘실넘실 바람꽃만 얼비쳐도

그래도
아, 그러므로
그대 있어
찾아 가리


저 달도 별들조차
그대 발길 못 읽어도

그래도 마음 밟혀 그러므로 아니 오리

씨나락
까먹는 귀신 되어도
기다리리
안 올 때까지

*

기다리는 일은 행복한 일인거다
약속이든 일방적이든

사람 아닌 것들도
기다리는 일에 있어서는
사람보다 못하지 않음이
때로는 사람을 눈물나게 하고
감동을 먹게하는데

이해나 타산을 떠난
정녕 기다리고 싶은사이는
어떤 경우일까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아내가 남편을
남편이 아내를
애인이 애인을
친구가 친구를
그리고
사랑방 손과 손은
어떤 경우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