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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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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년전 겨울이다.
동네 길을 산책하는데 잔디가에 왠 노란색의 물체가 움직였다. 낙엽인가 싶어서 발로 한 번 툭 건들어 보았더니 쪼르르 도망간다.
다가서서 손가락을 내 밀었더니 손가락 위에 펄쩍 뛰어 올랐다.
관상용 파랑새였다.
혹시 이웃 집에서 탈출했나 싶어서 두리 번 거리다 보니 우리 이웃들은 아무도 새를 키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단 갈길이 급해서 차 뒷좌석에 넣었다.
자꾸 의자 천을 쪼아대기에 배가 고픈가 싶어서 근처의 팻샵으로 가서 먹을 것을 샀다.
녀석이 모이를 부지런히 쪼아댄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몇 몇 이웃들의 문을 두드리면서 확인하니 아무도 새를 잃은 사람이 없었다.
집안에 데리고 들어와 신문지 위에 새와 모이를 놓고 보니 기력이 회복되었는지 집안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날면서 벽에 부딪히고 마루 바닥에 미끌어지고....
사방에 뭔 똥을 그리 드롭해 놨는지 강아지 처럼 훈련이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들이 집에 들어와서 어쩐 일이냐기에 설명을 했더니 잠깐사이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케이지를 사왔다.
밤 늦게까지 새와 놀았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케이지에 넣었던 새가 죽어 있었다.비상하다가 벽에 머리가 많이 부딪힌 걸로 봐서 뇌진탕으로 죽었나 싶기도 하고....
혹시 추워서 얼어죽었나...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덩그라니 빈 케이지만 있으니.... 모이는 얼마나 먹는지 몰라서 잔뜩사왔는데....

다음 날 멀리 살던 딸이 성탄 연휴를 같이 보내고자 집에 왔다. 괴상한 상황을 보고 아들과 같이 나가더니 또 다른 큰 케이지와 악세사리.모이.새 두마리를 사왔다.
새 값은 마리 당 $22.인데 악세사리는 별 것도 아닌데 꽤 비쌌다.
노란색과 파란색인데 예쁘다.
관상용이니 비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건가 싶다가도 ....

아들이 인터넷으로 서치해 보니 파랑새는 쌍으로 키워야 한다나.... 그럼 먼저 죽은 새는 외로워서 죽었나.... 두 마리가 놀을려면 케이지가 커야 한다고....
크리스마스 선물이란다.

우리 집은 사랑이 없어서 인지 애완용으로 뭘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다. 우선 마눌님의 알러지가 허용치 않는다.
애들 어렸을 때 고양이 키웠다가 어느 날 가출했는가 싶더니 PG&E 깨진 맨홀에 빠져 죽었고.... 강아지는 말 안듣기에 쬐금 혼내줬더니 그 길로 가출하여 지금 것 소식이 없다.

추운 날씨이기에 피아노 위에 새집을 올려 놓고 키웠다.
새장 안에서 푸드덕 거리는데 아무리 새장이 커도 새 입장에서는 크지 않을 것 같았다.
얼 뜻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새장 두 개를 연결하여 확장키로 했다.

인터넷에 보니 새를 키우는 인간들이 새가 날지 못하도록 날개를 트림하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이요 조류 학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론으로는 어차피 관상용 조류는 자연 상태에서 생존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그 들을 보호할려면 날개 트림을 해서 밖으로 날아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어쨌든 나의 한 쌍의 새는 한 가구 두 주택에서 편히 살았더라....


To be continued. ....

작성일2014-05-31 18:57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10년전 가을이다 ^^

베란다에 작은 나무가 심어진 화분이 있었다
그 작은 나무에 어디서 날아왔는지
예쁜 파랑새가 앉아있었다

너무 예뻐서
그 작은 나무에 오래 앉아 있어주길 바랬는데
내가 카메라를 가져올 때 까지 나를 기다려 주었다

어느 집에서 탈출했을까..
참으로 오랜시간을 나와 함께 해주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날아가 버렸다


어릴 때 친구 집에 새를 키우는 집이 있었다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비릿한 냄새를 싫어했던 기억이 있다

우연히 날아든 한 마리의 새..
기억을 무상하게 만들며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게 해준
파랑새..

삶의 활력은 이렇게도 올 수가 있더라.. ^^



<a href="http://tinypic.com?ref=2mpdcw2" target="_blank"><img src="http://i62.tinypic.com/2mpdcw2.jpg" border="0" alt="Image and video hosting by TinyPic"></a>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그런데..
bplat님 덕에..

1, 2,..
넘버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ㅋㅋ

bplat님의 댓글

bplat
와! 옛날 생각 나네요.
바로 요 넘이어에요.
첫 한쌍을 키웠던...
부리로 꽉 물면 아프더라고요.

시애님의 댓글

시애
시애도..
고양이 강아지 알러지 무척 심해서( 천식까지 오기도)..
그넘들..  이그.. 넘 귀엽고 예쁘지만
멀리..  멀리 해야만 해요..    :(
.
.

10년 전쯤인가..
예쁜 파랑새 키우다가?(며칠?)
사연이 있어 날려보냈는데..

아니겠지요?.. ^^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그럼..

우리가 오래전 이웃사촌들?.. ^^

방가방가~

bplat님의 댓글

bplat
저는 3년전 얘긴데...
그 때 방사한 새가 7 년을 산다니까
그 놈이 고넘일 가능성은 거의 없지요.
그러나 새를 잠간이나마 키워 봤다는
공통점은 대단한 겁니다.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그럼..
저 새는 할미새?..
거의 신선의 경지에 다다른.. ^^

비록
우연이지만
서로 비슷한 경험을 맞이했다는 것이

억지로나마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려는 수작(?)을 부리게 만든
재미있는 추억이어서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

시애님의 댓글

시애
그럼..
그때 그 코너 집..
Pink Mohawk ..  머스매..?

방가 ~ 방가 ~

시애님의 댓글

시애
아~
그 때.. 그 새 한 마리..
홍삼차를 아주 많이 좋아하더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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