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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01 ] [이원창 컬럼 ] 돈 버는 목적?

김 회장은 그 날도 곤색 재킷에 회색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지난 번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옷차림이다.
세탁을 했겠지만 왠지 옷이 후즐건해 보인다.
돈도 많은데 왜 계속 같은 옷을 입고 다니지?
지난 번 윌셔컨추리클럽에서 모였을 때도그렇게 입고왔었는데.


수 십년 사업을 해왔지만 작년은 특히 기억에 남는 한 해라고 김 회장은 말한다. 육 년간이나 치열하게 다투어왔던 트럭노조 사백명과 힘겹게 합의에 도달해서 육백 만불 지급했고, H 선사의 셧다운으로 사백 만불, 합해서 천만 달러 수준의 손실을 보았지만, 다행히도 트럭킹 비즈니스에서 같은 액수만큼 벌어서 손실을 막을수 있었다면서 허허 웃는다.
그렇게 어려웠지만 김 회장은 작년에 국제로터리 재단에 이십 오만 달러를 내놓았다. 아무도 그 도네이션을 몰랐고 나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 기금을 백만달러까지 채우겠다고 한다. 작년에는 사실상 벌은 돈이 별로 없었는데 사업이 어려울수록 도네이션을 더 열심히 해야하는건가..


그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학생 때문이었다. 그녀는 하바드를 마치고 옥스퍼드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었고 "North Korea's Hidden Revolution"이란 책을 써서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좋은 비평을 받고있었다. 막상 읽어보니 종래의 책과는 그 각도가 달랐다;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찾아 삼 년에 걸쳐 인터뷰를 했고, 그 자료를 토대로 “북한내부의 붕괴”에 관한 리서치를 했는데 설득력이 있어보인다면서, 설명을 마쳤다. 얘기를 끝내면서 나는 김 회장에게 그 녀가 북한관계 리서치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가 필요한지 묻길래 서슴없이 2 만불이라고 대답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걸 알기에 만 불만 주어도 괜찮겠다고 했다. 순간적으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두 달 후에 보자고 했다.
한 달이 채 안되어서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롱비치 항구로 가는 길, 대형 컨테이너 트럭들이 쉴새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철 길 옆에 위치한 웨어하우스, 바로 이 층에 있는 사무실. 그 비좁은 방안에 양 옆으로 책들이 쌓여있는데 구석에 놓인 낡은 서랍에서 첵을 꺼내 액수를 적더니 나에게 주었다. 본인이 직접 전하시라고 했지만 그는 한사코 거부했다. 결국 첵을 주머니에 넣고 나왔다. 액수는 얼마를 하셨나?....이 만불이 적혀있었다.


좁은 층계를 지나 파킹장으로 내려갔다.
롱비치 햇살이 따갑다.
그에게는 "돈을 버는 목적"이 있는것 같다.
서울대에도 십만불 기증한것, 우연히 위키피디아에서 읽었다.
한국학 전공한 아이리쉬계 여학생에게도 십만 달러 주었다고 들었다.
도네이션은 오랫동안 해온것 같은데 본인이 밝히지 않으니까
도데체 얼마나 했는지 그 내용을 알수가 없다.
도네이션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일은 아니지만,
큰 돈을 내놓고도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만한 목 돈을 내놓았다면 나라도 가만히 남아있을수 있었을까?
하다못해 동창회에 조금 낸 것 가지고도 알려지기를 바라는 세상인데.
로컬 신문에 자주 오르는 회장님들을 보면 그 활짝 웃는 모습이
큼지막한데, 과연 도네이션도 그만큼 했을까…


그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회원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결국은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지난 번 이십 오만불 도네이션도 알리지말 걸 그랬다.

전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누군가의 북한연구를 돕고자했고,
한인사회를 넘어선 주류사회를 위해서도 큰 손을 내밀었다.
사시사철 똑같은 양복으로 지내온, 자신에게는 검소했던 사람이다.
비즈니스도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었지만
그 와중에서도 그는 자신의 호주머니를 열수있었다.
과연 , 그에게 있어서 돈을 버는 목적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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